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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후 귀에서 '삐-' 소리...이명, 방치해도 될까?
연말을 맞아 한 해를 의미 있게 마무리하기 위해 콘서트,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좋아하는 가수나 배우의 무대를 가까이서 보고, 큰 음향 속에서 음악에 몰입하는 경험은 분명 특별하다. 하지만 이러한 공연은 대부분 장시간 높은 음량의 음악이 재생된다. 높은 음량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귀의 세포와 신경이 손상되면서 공연이 끝난 후 귀가 먹먹하고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삐-' 하는 소리가 들리는 이명을 경험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인범 원장(싱긋삼성이비인후과의원)은 "시끄러운 콘서트장, 특히 좌석이 거대한 스피커 바로 옆이라면 수 시간 시끄러운 소리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청각세포 손상이 발생하고, 소음성 난청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하루 정도의 노출로 청각세포가 영구적으로 손상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충분한 휴식을 통해 회복한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이명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정밀 청력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명과 소음성 난청의 원인과 증상과 함께 올바른 청력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갑자기 들리는 '삐-', '웅-' 소리…귓속 불청객, 이명이란?
이명은 외부 자극이 없는데도 귓속 또는 머릿속에서 소리를 느끼는 현상이다. 청력 감소나 귀와 관련된 많은 질환에 동반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 대부분의 경우 본인에게만 들리지만, 일부 특수한 경우에는 다른 사람도 들을 수 있다.
이명은 '삐-', '웅-', '쉭쉭-' 같은 고주파음이나 저주파음, 벌레 우는 소리, 바람 소리, 혈관 박동 소리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단,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가 아니어야 한다. 만약 음악이나 목소리처럼 의미가 있는 소리가 들린다면 이는 이명이 아닌 환청으로, 청각 질환이 아닌 정신 질환에 해당한다.
이명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먼저 '주관적 이명'은 가장 흔한 형태로, 청력이 떨어져 뇌로 가는 청신경 신호가 줄어들면 뇌의 청각 중추가 이를 감지하여 '가상의 신호'를 스스로 만들어내면서 발생한다. 달팽이관부터 뇌의 청각피질에 이르는 경로 중 다양한 부위에서 신호가 생성될 수 있다. '객관적 이명(타각적 이명)'은 다른 사람도 환자가 느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경우로, 자세 변화에 따라 귀 주변의 혈류량이 변하면서 생기는 박동성 이명이 대표적이다.
소음뿐 아니라 '신경과민'도 원인…"교대근무자 발생률 높아"
이명은 주로 노화, 소음 노출, 돌발성 난청 등으로 청력이 떨어진 이후에 발생한다. 그러나 청력 손실 없이 '신경과민성'이 원인이 되어 나타날 수 있다.
이인범 원장은 "육체의 피로가 축적되었거나, 스트레스에 노출되었을 때, 급격한 호르몬이나 활동 변화 등이 있는 경우 일시적인 이명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실제로 야간 당직을 서거나 교대근무 등 밤낮을 바꾸며 활동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에 이명과 돌발성 난청의 발생 빈도가 현저히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명이 짧은 시간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수준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하루이틀 이상 계속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같은 주파수대의 이명이 나타나는 경우라면 반드시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청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이명과 동반해 귀 먹먹함, 통화할 때 양측 귀가 다르게 들리는 등의 청력 이상 증세가 있거나,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동반된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소음 지속 노출 시 '소음성 난청' 발생…"청각세포 손상되면 회복 어려워"
특별한 질환이 없는 경우라면 이명 자체는 위험하지 않다. 하지만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음성 난청이란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인 강한 소음(보통 85dB 이상)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을 말한다. 달팽이관의 유모세포가 손상되어 영구적인 청력 저하가 생기는 상태로,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
이인범 원장은 "소음성 난청은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대부분 양측성으로 나타난다"며 "초기에는 고주파수에서 청력 저하가 먼저 나타나고, 소음 노출이 지속되면 점차 일상 대화에 사용되는 말소리 영역으로 청력 손실이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소음성 난청은 공사장, 군사훈련, 콘서트, 이어폰 고음량 사용 등에서의 장기간 소음 노출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큰 폭발음에 의한 급성 음향 외상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명 지속된다면…긴장 낮추고 주의 분산 필요
이명이 발생하면 불안감, 두려움에 휩싸이기 쉽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이 몸의 긴장도를 높여 이명은 더욱 악화시킨다. 따라서 이명이 발생했을 때는 가볍게 심호흡과 목과 머리 스트레칭으로 긴장을 낮추고, 이명 소리에 집중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특히 이명은 주변 환경이 조용할 때 더 크게 들리므로, 백색소음이나 낮은 볼륨의 음악을 활용해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명이 계속된다면 진단 후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인범 원장은 "청각 과민도나 청각전달경로의 과흥분 신호를 낮춰줄 수 있는 약물 치료부터 시작할 수 있다"며 "약물에 반응이 없다면 자율신경계 완화 시술, 이명 재훈련 치료 상담기법 등을 통해서 이명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력을 보호와 이명 예방을 위해서는 과도하게 큰 소리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특히 이어폰으로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 습관은 청각과민이나 이명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음 노출이 많은 환경에서는 귀마개를 반드시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진통제를 과량 복용하거나,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통 항생제, 이뇨제, 아스피린 등 이독성 약물을 복용할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며, 과도한 커피 섭취, 흡연, 음주도 피하는 것이 좋다.